잡담

[잡담] 더 바쁜 사람이 되고 말겠다-_-

highenough 2006. 11. 15. 23:05



애인 씨의 휴일임에도 금요일에는 언제나 나의 성가대 연습으로 일찍 헤어져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주엔 지휘자 선생님의 연주로 방금 연습하고 오는 길입니다.


휴우..
그래서 아~주 오랜만에 금요일 밤의 자유시간이 생겼는데요..



그래도 애인 씨가 일찍 안녕하자는군요.
소개팅 주선해준다고..
그 일이 일찍 끝나도 바로 집으로 갈 거라고..




그래서 전 결심했습니다.

내가 더 바쁜 사람이 되고 말겠어-_-!
바빠서 못 만나줘야지..
나중에 보고 싶다고 그래도 그러고 싶어서가 아니라 바빠서 차마 못 만나줘야지..

치사하고 쪼잔한 것 같지만 금요일 밤의 자유시간이란 저에겐 정말 그 뭐랄까..
착한 일 했다고 1년에 한 번 정도 상받는 것과 같은 일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거라고요ㅠ

저 스스로 마음 속으로 이제부터는 내가 어쩔 수 없는 애인 씨의 일에 대해서 일일이 섭섭해 하지도,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지도 않겠다고 다짐한 터라 서운한 마음을 말하거나 하진 않을 테지만 대신 좀 계산적으로 쪼잔해지는 겁니다. 아무래도 이 사람과 지고지순한 로맨스따윈 안 될 거 같아요. 지고지순하진 않은 대신 조금 더 발랄하고, 유쾌하고, 생각 없이 즐겁고, 포기하는 만큼 만족스러운 그런 쪽으로 데려가는 게 나을 거 같아요. 그래야 제가 덜 아플 것 같아요.

언제나 방어적이라 비겁하다고 스스로도 생각하지만 기대해서 아프기는 더는 싫어요..
저에게는 저를 사랑해야 할 의무가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