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언판
[추모] 고 강원용 목사님
highenough
2006. 8. 18. 08:11

아시는 분들은 아실 거라고 생각하지만 저희 교회 명예목사님이신 강원용 목사님께서 어제 낮 12시 5분에 하나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1917년생이시라서 호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제가 나고 자란 바탕에 항상 강 목사님과 경동의 믿음이 있었기에 너무나도 슬픔이 큽니다.
위중하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자주 강 목사님께서 말씀하시던 강도 만난 자를 위해 값 없이 제것을 내어준 사마리아 사람 이야기가 족쇄처럼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 땅위의 강도 만난 사람을 살려야 한다고, 생명을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신 말씀 잊지 않고 살고 싶습니다.
강 목사님을 통해, 강 목사님이 세우신 경동을 통해, 몸소 보여주신 그 삶을 통해, 저는 짧은 생애 동안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푼 예수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삶을 보여줄 수는 없더라도 사람과 생명을 살리는 데 적어도 폐는 되지 않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일전에, 제가 정치외교를 공부하는 학생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왜 정치 공부를 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아직 많이 배우지 못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땅에 사는 이상 통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서 공부한다고 바보 같은 답을 드렸습니다. 그래서 그 뒤로, 다음에 물으시면 좀더 멋진 대답을 하고 싶어서 열심히 고민하고 생각했었습니다. 내가 공부하고 움직여서 조금이라도 이 땅에 평화가 널리 퍼지기를 바라기 때문에, 정치 공부를 한다고, 그렇게 대답할 준비도 했었습니다.
이번 창립기념주일에도 강 목사님의 말씀이 듣고 싶었는데..
정말, 이제 목사님이 뵙고 싶으면 어떡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