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잡담] 사랑
highenough
2006. 5. 17. 14:21
그 사람이 자기를 사랑하냐고 물었다.
내 대답은 간단하고도 정치적이었다.
'글쎄.'
하지만 가장 정확한 진실일지도..
'사랑'이라는 말에는 아직도 그 사람보다도 예전 그 사람이 남아 있다. 이건 예전 그 사람을 아직까지 사랑해서가 아니고, 아직도 깔끔하게 털어내지 못한 내가 미안하고 부끄러워서다. 물론 어느 관계에서든지 서로의 감정이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같은 크기로 자라는 거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나도 알고 지금 이 사람도 알겠지만 델리스파이스의 노래처럼 다른 누구를 생각했었다고, 그 사람이 떠올랐었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없다는 게 미안하다.
'사랑'이라는 말의 가치를 지나치게 크게 잡고 사는 나 같은 사람한테 적절하지 않은 질문이었다고 자기합리화해버린다.
사랑하는 거라고 인정하기까지 너무 힘들었던 경험이 나를 이렇게 만들 줄은 몰랐다고 변명이라도 해볼까..
덧1) 그나저나 아직도 다 못 쓴 영화 감상은 어쩌나..-┌
덧2) 그것보다도 '만화가..'랑 '月暈'을 어쩐다지.. 토플 점수 나오면 자판에 불나도록 올릴게요.. 라지만 그게 대체 언제래..-┌
덧3) 사실 책상에 앉아서 쓸 시간이 없어서 아주 틈틈이 수첩에 쓰고 있습니다. 언젠가 옮길 날이 올 거예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