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잡담] 신물 나는 위로
highenough
2006. 4. 10. 19:12
위로의 말은 아무렇게나 '힘내라'고, '파이팅'이라고 하면 될 때도 있지만 안 될 때도 많다.
그 말이 정말 아무 짝에도 소용이 없는 경우가 있다는 걸 이해한다면, 조금이라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을 찾아야 하며 그런 말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면 솔직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고 입을 다무는 것이 옳다.
물론 힘내라는 말이 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밑도 끝도 없이 우울하고 불안해서 그 끝을 알 수 없는 깊이로 내려가버렸을 때 말하는 입장에서는 심사숙고한 '파이팅'이 듣는 입장에서 무성의와 무책임으로 느껴져 심지어는 귀찮아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
우울할 때에는 주변 사람들을 모두 이해하면서도 서운해지기 마련이라는 것도,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조그만 구실을 잡아 운다든지, 별것 아닌 일로 신경질과 짜증을 버럭 내는 경우도 있다는 걸, 반대로 조금만 숙고해주어도 크게 위로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
'힘내라'는 말의 최대의 단점은 아무나 다, 나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할 수 있는 말이라는 점이다. 어째서 우울하고 힘든 것인지 함께 고민해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말이라는 거다.
그래, 이거 투정 맞다.
우울하다보면 사람 이따위로 나노마인드 되는 거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