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어린 왕자가 가르쳐줬다. 정말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조금 더 자라서는 플라톤이 이런 걸 가르쳐주기도 했다. 현상 세계보다는 본질의 세계를 깨우쳐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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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신문을 읽다가 얼마 전에 속초도 다녀오고 해서 괜히 눈길이 간 기사다.


'난 서해가 좋다'고 하면 사람들은 '서해는 더럽다'고 흔히 말한다.

하지만 서해는 2급수, 동해는 3급수라고 한다. 깊지도 짙푸르지도 않지만 서해는 깨끗한 물을 따뜻하게 품었다가 내어준다.


2급수니 3급수니 하는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보기만 해서는 알 수 없는 어떤 생화학적 기준에 의하여 실제로 더 깨끗하고 덜 깨끗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소중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고 진리는 알 수 없으며 진실은 감춰졌다고 시쳇말로들 한다. 왜 소중한 것이니, 진리니 좋아 보이는 것들은 그렇게 하나 같이 현상 세계에서는 보이지 않게 만들어졌을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소중한 것, 진리, 진실이 눈에 보여 알 수 있다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스로 그것에 어느 만큼 다가갔다고 느껴질 때에 자신이 많이 알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몽매한 우중과는 달라졌다고 스스로를 격상시킨다. 


하지만 그럴까.


여의도에서 일 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일반 사람들은 모두 우중인데 다들 신문쪼가리나 읽으면서 자기는 우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나라의 정치는 정치인들도 아닌, 그들의 보좌진들에 의해서 돌아가고 있다는 걸, 정치인들 중에 사실 이 나라의 10년 후, 20년 후를 생각하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라는 걸 사람들은 아는 척 하지만 사실은 하나도 모른다.


진실과 현실은 내 생각에 아마도 다르다. 현실은 서글플 수 있지만 진실은 신념에 힘을 더할 수 있다.




플라톤을 죽어라 싫어하는 나지만 아무래도 선의 이데아라는 거 있는 모양이다.



Posted by highenou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