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은 금연하셔야겠습니다."
"아.. 네.."
"이 기회에 끊어보세요."
"아.. 하하하하.. 안녕히 계세요.."
"물 많이 드시고 담배 나을 때까지만이라도 절대 안 됩니다!"
"네.."
민규가 씁쓸한 표정으로 진료실에서 나서자 그 뒤를 고소하다는 표정의 윤석이 따른다.
"맨날 나 괴롭히던 거 후회되지?"
"저리 갈래?"
"싫은데."
"이씨."
"오울~ 벌써 금단현상? 짜증나? 짜증나?"
"저리 꺼져!"
감기가 좀처럼 낫지 않아서 방금 이비인후과에서 금연을 선고 받고 나오는 길이다. 라이브를 계속 해야 하는 만큼 간단히 무시할 일이 아니어서 민규는 짜증이 비죽비죽 솟는다.
"담배 피우고 싶을 때마다 사탕 줄게, 브라이언."
"고마워, 누나. 환희 자식만 생전 도움이 안 되고 있어."
"브라이언, 그건 너도 한 짓이 있으니까 너무 그러지 마."
"형!"
"자, 여기 레몬맛 츄파츕스. 딸기크림은 느끼해서 싫어할 것 같아서."
"나한텐 누나밖에 없어. I love you."
"말은."
새콤달콤한 레모네이드 맛이 민규의 입안에 퍼진다. 사탕 같은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담배를 못 피니까 어쩔 수 없다 싶었는지 사탕을 입에 문 채 벤 맨 안쪽에 가서 찌그러진다.
"어이."
"왜.."
"힘들어?"
"말 시키지 마."
"내가 뭐 도와줄 건 없고?"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거든?"
"뭐? 담배 피우고 싶을 때마다 키스해달라고? 너 골초였는데 그래도 되겠어? 시도 때도 없이."
"야! 아예 나가서 마이크 대고, 스피커 틀고 광고해!"
"그럴까?"
"그 날로 난 미국 가서 다신 안 올 거야."
"너 또.. 그 소리 또 하면 진짜 벤 바깥으로 던져버린다!"
"당신이 퍽이나."
앞쪽에 앉은 코디와 매니저들은 갑자기 회의를 하는 건지 어떤 건지 뒤쪽에서 두 사람이 티격태격 다소 험한 말로 다투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고 있다.
"어때? 힘들면 지금 뽀뽀나 한 번 할까?"
"죽고 싶냐?"
"아니. 아무도 안 보잖아. 괜찮아, 괜찮아. 이리 와, 우리 애기.."
"저리 가아, 이 버터쟁이야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윤석이 민규에게 최대한 붙어 앉고 민규는 다리를 윤석의 다리를 가로질러 뻗는다. 윤석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입술이 민규의 입술에 겹쳐지자 민규의 뒤통수가 차가운 유리창에 닿는다. 엄지손가락으로 민규의 턱을 약간 내린 윤석이 민규의 입술을 핥으며 맛보다가 살짝 벌어진 속으로 본격적으로 혀를 탐하려다 말고 앞쪽의 눈치를 한 번 살핀다. 하지만 들킨다고 해도 멈출 생각이 별로 없는 것도 사실.
노련한 혀가 입천장을 간질이듯 스쳐지나간다. 녹아내릴 듯 퍼지는 감각에 하마터면 잔뜩 달아오른 비음이 흘러 나올 뻔한다. 후후- 하고 조금 웃음을 터뜨리는 윤석이 민규의 고른 치열을 훑는다. 서로 가지려고 싸우는 듯 두 사람의 혀가 엉켜든다. 너무 오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민규의 마음이 조금 불안해졌다. 눈을 뜨고 앞쪽의 눈치를 살피려고 애쓰지만 윤석은 힐끔거리는 민규의 귀뒷부분을 쓰다듬으며 키스에 열중할 뿐이었다. 다행히 앞쪽은 아직도 회의 중인지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리지만 불안해진 민규가 기어이 윤석의 민감한 부분을 꽉 쥐며 어깨를 밀어낸다.
"아야! 너 뭐야! 아씨.."
아파서 버럭 소리를 지른 윤석을 향해 앞쪽의 시선이 갑자기 고정된다. 어색해진 윤석이 얼이 빠져 있자 갑자기 민규가 윤석을 눞히고 올라타 목을 조르는 시늉을 한다. 평소처럼 툭탁거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자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덕분에 좌석에 가려 두 사람의 얼굴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소리가 나지 않도록 다시 키스를 장난스레 주고받다가 윤석이 잠깐 입을 연다.
"나랑 내기 하자."
"무슨 내기?"
"너 담배 끊나, 안 끊나."
"그걸 왜 니 맘대로 하려고 그러셔?"
"내가 너 피우고 싶을 때마다 키스해준다니까. 서포터도 있는데 너무 몸 사리는 거 아니야?"
"웃기시네."
"난 끊는다에 한 표."
"난 안 끊는다에 한 표."
"뭐 걸까?"
"걸긴 뭘 걸어."
"그래도 내긴데 뭘 걸어야 재밌지. 음.. 쉬는 날에 하루 종일 너네 집에 있기."
"웩. 싫어. 너 하루종일 가만히 들어 앉아서 이것저것 부려먹으려고 그러지? 집 다 어지르고."
"아닌데?"
"아니긴 뭐가 아니야! 거짓말 하지 마."
"더 재밌는 거 해야지.."
눈빛이 다시 위험하게 얽히려고 하는데 분위기를 확 깨는 한 마디가 들린다.
"너네 언제까지 엉켜 있을 거야! 팬들이 보면 진짜 오해해! 그리고 의상 구겨지잖아!!"
"예예.."
"야, 추워.. 그리고 여기 있으면 담배 피고 싶단 말이야.."
"정말? 그럼 계속 데려 와야겠네?"
능글 맞은 손이 허리를 슬쩍 감아 당긴다. 춥기도 하고 이런 저런 구실로 딱 붙은 두 사람이 아파트 옥상에서 하늘을 받치고 서서 입을 맞춘다. 찬 바람이 민규의 뺨을 스치는 것이 안쓰러워 윤석이 민규의 뺨을 감싼다.
"으음.. 으.. 읍.. 야.."
"잠깐만.. 이리 와봐.."
"야야.. 여기서 왜 이래.. 야.."
윤석의 손이 슬금슬금 민규가 대충 입은 트레이닝 바짓속으로 들어간다. 엉덩이 위로 윤석의 손을 느낀 민규가 깜짝 놀라 몸을 떼어내려 하지만 허리가 너무 단단히 감겨 역부족이다.
"너 후회하지 마.."
민규가 질 수 없다는 듯 윤석의 바짓속으로 손을 집어 넣고 페니스를 쥔다.
"너도 나랑 내기해."
"무슨 내기?"
"누가 먼저 하자고 애원하나."
"뭐?"
"난 네가 먼저 하자고 하는 데 한 표."
"나도 내가 먼저 하자고 하는 데 한 표. 됐지?"
"뭐?"
"계속 좀 만져봐. 죽인다, 아주.."
"야! 변태 같은 소리 좀 하지 마!! 빨리 내려 가!"
"내려가면 마저 더 하자고?"
"야!"
"알았어, 알았어.. 선천적 귀염보이.."
"너 진짜..!"
"어이구.. 재밌는 거 하자니까..? 그리고 사실은 내기도 내가 이기게 돼있거든요..?"
"웃기시네. 자타 공인 황짐승 씨가 무슨.."
"원한다면 내 환상적인 키스로 넘어뜨려드리고요."
기어이 몸을 빼려는 민규의 민감한 귓불을 핥아 올린다.
"침 묻히지 마!"
"예예.."
"너 가아!"
집까지 따라 들어오는 윤석을 향해 민규가 짐짓 사납게 쏘아 붙이지만 윤석은 능글능글 웃을 뿐 전혀 나갈 생각이 없어 보인다.
"너 나 가고 나면 담배 필 거잖아.. 감시 좀 하려고.."
"안 피워!"
"오올~ 피우기 싫어?"
"싫은 건 아니어도 목 아프니까 안 피울 거야.."
"피우고 싶긴 하시고?"
"너 진짜 왜 그래애! 빨리 가! 나 잘 거야.. 네가 감기 나으려면 자야 된다며!"
"너 아무래도 수상해.. 대답도 슬슬 피하고.."
"억지 부리지 마아! 빨리 나가.. 나 자고 싶어.."
"같이 자면 되잖아."
"웃기시네. 그럼 쉴 수가 없잖아!"
"왜? 그냥 자기만 할 건데?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새.. 생각은 무슨! 시끄러! 빨리 나가!"
슬금슬금 다가오는 윤석 때문에 뒷걸음질 치던 민규가 식탁에 막히고 만다.
"야.. 내가 잘못 했어.. 그니까 오늘은 그냥 가.. 응? 야아.."
"싫은데.."
윤석의 팔이 민규의 허리를 와락 끌어 당겨 입을 맞춘다.
"아흥.. 야아.. 진짜.. 여기서 왜 이래.."
"색다르고.. ㅊ.. 좋잖아.."
키스하는 중간 중간 입을 떼고 서로의 윗옷을 벗겨낸다. 윤석이 민규를 식탁 위에 눕히고 민규의 유두를 혀끝으로 농락하기 시작한다. 감싸서 말아 올리는 혓놀림에 참으려는 신음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 차가운 식탁에 닿은 민규의 몸이 뜨거운 윤석의 혀로 인해 좀 더 떨려 온다.
"앗.. 흥.. 여.. 여기서.. 이러지 말.. 고.. 야아.."
"아.. 맛있다.. 이쪽도 먹어볼까.."
민규가 아무리 윤석의 어깨를 밀어내려고 해도 막무가내인 윤석은 민규의 다른 쪽 유두를 혀끝으로 간질이기 바쁘다.
"이렇게 좀 해봐.."
민규의 허리를 살짝 들어 트레이닝 바지와 속옷을 벗겨낸 윤석이 민규의 페니스를 입에 물었다. 혀로 뿌리 깊숙한 곳부터 구석구석 핥은 윤석이 사탕을 빨듯 소리가 귓가에 쟁쟁 하도록 민규의 페니스를 음미한다. 손으로 탄탄한 허벅지를 쓰다듬자 민규의 허리가 조금씩 들썩인다.
"하아.. 으음.. 유.. ㄴ.. 석.. 아.."
".. 왜..?"
할짝이는 윤석의 혀가 민규의 애널을 간질이기 시작한다. 자극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민규는 자기도 모르게 늘어뜨렸던 다리를 잡아 당겨 무릎을 완전히 구부리고 더 강한 애무를 조르고 만다.
"아아.. 흐응.. 좀 더.. 저.. ㄱ.. 셔.. 줘.."
윤활제도 없이 삽입하는 것을 걱정하는 민규를 위해 윤석이 세심하게 애널 근처를 적셔서 사타구니에 계속해서 입을 맞추며 손가락을 집어 넣는다.
"아흣.. 흐읏.. 아ㅍ.. 윤.. 서.. 아파.."
"미안.. 미안.."
무릎 안쪽의 민감한 부분을 쓰다듬으면서 손가락을 하나 더 집어 넣자 민규의 몸이 참지 못 하고 비틀린다. 손가락을 강하게 조이는 느낌에 윤석은 조바심이 난다.
"들어.. 가도 돼..?"
"으.. 으응.. 아항.. 응.."
윤석이 바지를 내리고 민규의 몸을 약간 자신쪽으로 잡아 당겨 천천히 삽입을 시작했다.
"하악.. 하아.."
"흣.. 천.. 천천.. 히.."
민규가 몸을 숙인 윤석의 앞머리를 넘겨준다. 윤석의 눈빛이 사랑스럽다는 듯 민규를 내려다 본다. 민규의 다리가 자연스럽게 윤석의 허리에 감기고 윤석이 앞뒤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흑.. 앗.. 아앗.. 아악.. 흐읍.."
"아.. 아아.. 하악.. 학.."
윤석이 몸을 움직일 때마다 더 깊게 받아 들이려고 그를 강하게 감아드는 민규의 다리 때문에 엉덩이 근육이 더욱 긴장되어 윤석이 느끼는 쾌감도 그만큼 더 커진다. 조여드는 엉덩이를 움켜쥔 윤석이 씨익 웃으며 만족스럽다는 듯 허벅지까지 쓰다듬는다. 옆구리에 닿는 민규의 허벅지 안쪽의 연한 살의 감촉이 간지럼을 태우는 듯 느껴진다.
"빠.. ㄹ.. 빨.. 리.. 아흐응.."
"헉.. 헉.. 헉.. 허엇.."
윤석이 민규의 요구대로 빠르게 움직이자 민규가 팔꿈치를 뒤쪽으로 지탱하고 몸을 반쯤 일으킨다. 고개를 뒤로 젖힌 민규의 목에 키스를 퍼붓던 윤석이 민규의 등을 당겨 상체를 조금 더 세운다. 삽입이 얕게 되면서 민규가 느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윤석의 입술을 탐하기 시작한다. 약을 올리듯 조금 전의 움직임까지 멈춘 윤석이 흥분으로 파르르 떨리는 민규의 몸을 닿을 듯 말 듯 손끝으로 훑더니 혼이 쏙 빠지도록 깊은 키스를 한다. 영문을 모른 채 긴장이 풀려가던 민규의 어깨를 단단히 붙든 윤석이 갑자기 빠르고 강한 허릿짓으로 민규의 깊은 곳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아하.. 읏.. 아핫.. 흐.. 흐응.."
"허억.. 흡.. 핫.. 핫.. 핫.. 하아.."
얕고 빠르게 여러 번, 강하고 깊게 몇 번 반복하는 동안에 민규는 규칙적이면서도 놓치고 싶지 않은 쾌감에 이성의 끈을 완전히 놓아버리고 만다. 고개도 가누지 못 하고 완전히 윤석에게 매달려버린다. 윤석이 감긴 다리를 하나 풀어서 더 벌리며 각도를 달리 하자 또 새로운 쾌감이 몰려 온다. 윤석도 완전히 흥분 상태가 되어 손에 잡히는 민규의 매끄러운 감촉과 뜨겁고 쥐어짜는 듯한 페니스의 감각에만 집중한다. 점점 빠르고 깊어지는 움직임에 윤석이 민규의 두 다리를 벌려 누른다.
"지금.. 해도.. 돼..?"
"아ㅎ.. 으응.."
분출된 윤석의 흔적이 민규의 사타구니를 타고 흐른다. 민규의 흔적을 윤석이 아쉽다는 듯 핥고는 민규를 일으켜 와락 껴안고 입을 맞추며 욕실로 비틀거리며 들어간다.
스케쥴이 끝나고 돌아가는 벤 안에서 윤석이 또 다시 금단현상을 참고 있는 민규에게 약을 올리기 시작한다.
"너 담배 피고 싶지?"
"아니! 이제 안 피고 싶어! 그러니까 나 건드리지 마!"
"오울~ 안 피고 싶어~"
"어! 그러니까 가까이 오지도 마!"
"그럼 잠깐만.. 형! 우리 둘다 쉬는 날 언제야?"
"잠깐 보고.. 내일인 거 같은데..?"
"그래? 고마워.."
"뭐냐, 너 새삼스럽게.. 고맙다고 그러고.."
"그러게. 오늘은 아주 그냥 특히 고맙네. 흐헤헤헤"
그래봤자 라는 표정으로 민규가 윤석을 쏘아보자 윤석이 씨익 웃으며 능청스럽게 말을 잇는다.
"너 나랑 내기한 거 잊었냐?"
"무슨 내기?"
민규의 귀에 작게 속삭이는 윤석의 표정이 어쩐지 싱글벙글이다.
"너 담배 끊으면 쉬는 날 너네 집에서 하루 종일 있기로 했잖아.."
민규의 얼굴이 순간이 사색이 된다.
"아니야, 아니야! 나 아직 담배 못 끊었어!"
"아니야.. 내가 보기엔 너 벌써 담배 끊었어.."
"야! 그런 편파 판정이 어딨어! 아니야, 나 아직 못 끊었다고!"
"아하~ 그럼 이리 와봐..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한 번 할까?"
"야아! 저리 꺼져, 이 짐승아!!"
詖(치우칠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