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생각조차 안 하고 살던 사람들이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오늘 별 생각 없이 이오공감에 저의 사랑 커피 이야기가 있길래 읽다가 젝스키스의 예감이라는 노래의 한 구절을 봐버렸는데 와-_-갑자기 이렇게 그 사람들이 그리워질 수가 있을까요.
자그마치 9년입니다.
그 사람들을 보면서 웃고 울었던 세월은 그보다 짧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 사람들만 생각하면 저의 어린 시절과, 그 사람들의 어린 시절, 미숙했던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했던 상처들, 아련히 그리는 추억들로 저는 그 사람들을 아직도 좋아합니다.
물론 생일도 까먹고, 몇 일이었는지 헷갈려 하고, 앨범이 나와도 사지 않거나(미안해요, 지원 씨; 내 재정이 별로였소;), 샀어도 제대로 듣지 않고(미안해요, 성훈 씨;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었어;), 빨리 군대 안 가냐고 투덜거리거나, 내봤자 망할 거 앨범 그만 내라고 생각하거나(미안해요, 재진 군; 하지만 역시 그래도 당신 가수 하기엔 좀 무리가;;), 팬 주제에 너무 비판 신랄하거나, 실력 모자랄 때 지체 없이 비웃고, 어디 오락 프로그램 나와도 챙겨보지 않고, 나와서 이미지 마구 망가져도 '쟤 원래 저런 녀석이었어' 해버리지만.
그래도, 좋아합니다.
이제는 뭐랄까, 그저 같이 나이 먹으며 사는 사람으로서 응원합니다.
열렬한 마음이 아니어도, 애틋한 사랑이 아니어도 그냥 따뜻한 지켜봄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걸 아직은 믿고 싶습니다.
이상, 간만에 감상에 젖은 이너프였습니다.
그래요, 당신이라는 사람도 이렇게 가끔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남들은 살다가 다시 만나게 되기를 기다린다는데 저는 살다가 만나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당신을 붙잡지 않았던 나를 후회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기적이더라도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