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은희경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작품이 시니컬하다는 평을 많이 듣는 분이지만 실제 이미지는 굉장히 소녀 같은 분이었습니다.
게다가 상당한 미인.
그리고 본인이 스스로 굉장히 감상적이라고 하시면서 시니컬한 투의 서술을 하고 그런 사람이 주인공인 건 자신의 감상적인 면을 싫어해서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농담을 좋아하는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더 좋아졌습니다.(笑)
작가님의 '아내의 상자'라는 작품을 읽고 내내 궁금했던 점을 물어볼 기회가 드디어 생겼기 때문에 그야말로 수확이 있었다고 할까요. 그런 만남이었습니다.
나쁜 버릇대로 책을 첫 번째로 읽을 때 저는 소설 속의 '아내'가 앞부분에는 '자폐인가?'했고, 중간에 옆집 여자가 나올 때는 '아, 옆집 여자랑 바람을 피는구나.'했고, 종단에는 '역시, 해리성 장애였어.'라고 그랬거든요.(笑) 두 번째, 세 번째로 읽으면서 이건 정말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통'이라는 게 얼마나 피상적이고, 착각이고, 단편적이라는 건지 건조하지만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작가님께 '소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봤죠.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나서 즐거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새 제 머리 속을 온통 뒤흔들고 있는 화두가 바로 소통의 문제였기 때문에 더욱 기대한 답변이었는데요, 기본적으로 역시 인간과 인간은 완벽한 소통이 불가능한데도 완벽하기를 바라고 완벽한 소통에 대해서 환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불행해진다고 하시더군요. 정말 공감했습니다.
서로 간에 이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이해하기를 포기했을 때에 일부분이나마 가능한 것이고 생각합니다. 완벽하게 이해하려고 하면 그마저도 볼 수 없는 것이죠. 요새 쓴 제 글에도 그런 느낌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사랑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그럴 수도 없는 거죠. 하지만 사람이 그 완벽한 소통과 이해에 대해서 환상을 자꾸 갖는 한은 상처가 되풀이되는 거라고, 그래서 행복해지려면 어느 정도의 포기는 당연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는 것이라는 거죠. 제 글에서 최근에는 [쥰토시]만 있었습니다만, 두 사람이 행복하게 마무리 될 수 있는 것은 그 적당한 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저 나름대로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 전할 수 없는 많은 생각들이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해서 기뻤고 많이 배웠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작가님 만나서 반가웠습니다.(笑)
2.
은희경 작가님을 포함해서 최근 왠지 예술하시는 분들을 뵐 기회가 자주 있었네요. '고양이늪'을 보고는 연출가 한태숙 선생님과 주연 배우 서이숙 씨를 만났고, 어제는 은희경 작가님. 음악가들은 교회에서 워낙 자주 뵙고 있어서요.(笑)
그래서 드는 생각은 참..
예술하는 사람들은 예술을 할 수밖에 없겠구나,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예술가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으로서 볼 때, 그 일에 전념해서 고통이 있는데도 해내고, 성취감을 얻고,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자체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분들. 남들은 감히 상상 못할 일들에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 넣을 수 있는 분들. 그런 분들이 바로 예술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보고 즐기는 건 좋아하지만 거기에 모든 걸 소위 올인할 수는 없는 사람인 점이 큰 차이인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한 번 안타까워 해봅니다. 윤선 누님 콘서트 티켓.. 이번엔-당연히 매진일 테니-못 얻겠지.. 누니임..
3.
encounter이라는 단어를 다들 어떻게 외우고 계신가요? 저는 수능 때였을까요 우연히 만나다 같은 느낌으로 외우고 있었습니다.
이규보의 동명왕편을 보면 고려조 명종 때(대략 12세기 말)를 살던 이규보는 민간 신앙에 가깝게 동명왕에 대한 신화와 전승이 내려오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구삼국사舊三國史'를 얻어 동명왕본기를 읽어보니 동명왕의 신화가 "귀(鬼)가 아니라 신(神)이요, 환(幻)이 아니라 성(聖)"이라고 깨달았다고 합니다. 예전에 이걸 배울 때 저희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이었습니다. 이게 바로 encounter다.
그 뒤로 절대로 encounter는 잊어버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 책 있지 않으신가요?
처음 읽을 때는 '대체 이게 뭘까, 재미 없고 지루하다, 이게 어떤 감동을 준다는 걸까?' 싶던 책들이 나중에 다시 펴봤을 때 '그 땐 왜 그렇게 재미 없다고 생각했을까?' 하면서 정신 없이 읽게 된 책이요. 저는 그런 느낌에도 encounter라는 말을 쓰고 싶습니다. 그 순간에야 비로소 그 책과 encounter하는 거죠.
제 경우에는 어렸을 때 '삼국지'가 그랬고요, 이청준님의 단편 '눈길'이라는 작품도 그랬고요, 김승옥님의 '서울, 1964년 겨울'이라는 작품도 그랬습니다. 좀 지나고 나서 다시 읽었을 때에야 '아, 그랬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가하면 처음부터 읽을 때마다 encounter하는 책들도 있죠. '어린 왕자'나 '모모'나 '소피의 세계'같은 기본서이면서도 너무나도 끊임 없이 읽을 때마다 내면을 꽉 채워주는 그런 느낌을 주는 책들이 있습니다. TV에도 어린 왕자나 모모가 많이 나와서 나만이 이걸 알고 느낀다는 그런 느낌은 전혀 안 들지만 그래도 다시 읽을 때면 그 감동은 참 이루 다 말하기 힘들 정도죠.
4.
저의 그 분은 오노 사토시 상을 좋아하는가 봅니다.
사토시 생일 그리 멀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급하지도 않은데요, 근데 왜 생일 축하 소설은 벌써 생각이 나는 걸까요. 연재물을 쓰게 할 그 분은 대체 언제 오실까요. 쓰고 있습니다만, 그 분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저도 g노아라시에 응모나 한 번 해볼까요.(笑)
g노아라시 의상이요. 그 겉의 옷 벗으면 속의 셔츠들은 다 마음에 들더군요. 바지야 어쨌든 위에는 그것만 입히면 안 될까요..-┌
5.
글 쓰다가 많이 느끼는 건데요.
저 상당한 s기질이 있나 봅니다.
사토시나 브라이언 씨에게 한정된 s기질일지도 모르겠는데요. 울리고 싶기도 하고, 괴롭히고 싶기도 하고..
카바디할 때 너무나도 가볍게 눌리거나-이미 어휘 선택에서 썩은 뇌 드러남-지극히 간단하게 들리거나, 들렸다가 내려올 때의 그런 표정. 어딜 가서도 하여간 당하는 느낌일 때의 사토시가 저는 좀 심각하게 마음에 들어요. 포인트는 글썽글썽한 눈.(笑)
그런가하면 브라이언 씨는 말하다가 구석에 몰릴 때나 곤란한 상황에 빠질 때, 발끈해서 막 흥분할 때 고런 거 느무 좋습니다. 부담애교도 좋아합니다. 부담섹시댄스도 전부.
브릿도 한 없이 쾌활한 성격일 때, 보통의 털털한 사람 같을 때, 막말하기 좋아하는 기자랑 파파라치들한테 시달려 괴로워 할 때 등, 대스타의 모습이 아닐 때도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반대로 마 여사는요. m기질을 부추기는 분이죠, 네. 누가 감히 그 분께 대적하겠습니까. 새 싱글도 정말 눈물이 쏙 빠지게 멋지십니다, 마 여사.
6.
g노아라시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요.
로케 나가기 전에 스튜디오에서 응원해달라는 영상을 보는 작은 화면이 참 좋더군요.
귀차니즘이 상당해서 캡쳐까진 안 하지만요, 부타만을 보던 아이바 쨩의 모습은 그야말로 형의 시선이라서 멋있었습니다. 원래 그 사람 그런 캐릭터인 거예요, 네.
카바디를 하는 다섯 사람을 보면요, 저 사람들 정말 리다를 좋아해요. 막 느껴집니다. 게다가 날렵한 움직임의-그래도 다 졌지만-사토시, 손잡은 막내들, 스포츠맨 사쿠라이와 아이바 모두모두 좋았네요. 진지하게 하자고 외치던 맛상도 좋았고, 특히 마지막 엉덩이 치던 아이바 쨩.(笑)
(근데 콧잔등에 반창고는 왜 붙였을까요..-┌)
저번에는 츠츠미 감독이 깜짝 출연했었는데요..
츠츠미 감독이나 거장 니나가와 감독 모두 니노미야 상을 상당히 예뻐하잖아요. 쟈니 상이 자전거 타고 피켓 든 니노미야 상을 합격시킨 건 일단 예외로 하고요.(笑)
예술가들은 어떤 천재성, 총기 이런 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예술가가 아니라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보면 참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모차르트를 좋아하고 시기했던 살리에리, 랭보의 천재성을 사랑했던 베를렌느 등등..
자주. 니노미야 카즈나리라는 사람한테서 다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총기 정도는 늘 발견하게 됩니다. 전 드라마를 즐기지 않기 때문에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푸른 불꽃'이나 심지어 '피칸치' 두 편만 봐도 연기할 때의 니노미야 카즈나리는 굉장히 끼 있는 배우로 보입니다. 감독들 한테는 참 욕심나는 그런 배우일 것 같아요. 그런 차이를 또 느끼는 것은 아라시 멤버들은 니노를 모두 강아지로 생각하는 반면 니나가와 감독의 경우 고양이 같다고 하죠. 저는 그 말에 참 공감했는데요, 자신을 지켜내는 점이라는 게 배우한테는 참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으로 완전히 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자신을 확고하게 지키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니노는 상당히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객관적으로 많은 것을 자신의 눈으로 봐야지만 해낼 수 있는 것이-사실 뭐든 안 그렇겠습니까마는-연기라고 생각하거든요.
사토시의 비상한 기운도 누군가 거장이 빨리 알아줬으면 합니다. 담당의 이 퐈슨심.(笑) 더불어 니노미야 상 어서 무언가 좋은 일을 하게 되길 바랍니다. 머리스타일에 제약이 없어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것은 좋지만, 이제 일 해도 괜찮아요.(笑)
어쨌든 오늘의 결론, PV에 나오는 인형들 정말 귀엽습니다. 사토시 얼굴이 너무 상해서 마음이 아프기 때문에 그건 제외하고, 아이바 상 예쁘더군요. 맛상의 츠카사 머리 좋습니다. 요즘 계속 멋지고 재밌으신(笑) 사쿠라이 상도 좋고, 또랑또랑 니노미야 상 좋아요. 다만 우리 딸 얼굴이 너무 상해서.. 보약이라도 먹어야 겠습디다.
이상, 할 일이 다시 쌓였는데 마구 딴짓만 하고 있는 이너프였습니다.(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