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졸업 下

2005. 5. 27. 00:43



- 그럼 저기.. 제가 형 따라 다녀도 될까요? -
- 응? 마음대로 해. -




의외였다. 사귀어 달라든가 하는 게 아니라 따라 다녀도 되냐는 질문은 정말 의외였다. 그래서 그냥 얼떨결에 마음대로 하라고 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녀석이 나를 아직도 정말 좋아하는지는 모른다. 그리고 미안하지만 별로 상관도 없다. 처음부터 나는 그를 좋아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머리 잘라버리는 거예요? 우리 학교는 못 기르게 해서 기르지도 못하는데 아깝다."
"귀찮아. 너도 나이 먹으면 기를 수 있어도 귀찮아서 자를 걸."
"먹어봤자 얼마나 더 먹었다고 그래요? 세 살 많으면서.."
"네 살이야."
"고작 세 살 많으면서 맨날 나이 타령이야. 긴 머리가 예쁜데.."
"뭐? 너 다시 한 번 말해 봐."
"아니예요. 긴 머리가 멋있었는데 아깝다고요."





쫓아 다닌다고 해서 그렇게 귀찮은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우울할 때도 잘 놀아주는 좋은 녀석이다.

그래서 자주 미안하다. 아무리 애써봤자 나같은 거 자길 돌아보지도 않을 텐데 하루라도 빨리 그 사실을 일깨워주고 좋은 사람 찾으라고 보내야 하는데 말이다.




"수고하셨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짧은 머리가 되었다.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 자른 것은 아니었다. 그냥 갑자기 '잘라야 겠다, 지겹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 전까지는 바보같이. 그와 함께 지낸 머리카락을 자르는 게 왠지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잘라도 싹둑 자르지는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자르는 이유는 특별한 어떤 마음의 결단이나 동요같은 게 아니라 '그냥'이었다.




돈을 내고 나오는데 아까부터 옆에서 떠들고 있어야 할 녀석이 조용하다. 뒤를 흘끔 돌아보니 녀석은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뭔가 심각하게 고민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야, 머리를 자른 건 난데 왜 네가 심란한 표정이야?"
"왜.."
"응?"
"왜.. 머리 잘랐어요?"
"그냥."
"정말.. 그냥 자른 거예요?"
"응. 그냥."






단호하고 딱 떨어지게 말하자, 조금 안심하는 표정이 된다. 나는 그에 대한 얘기같은 건 이 녀석한테 한 적이 없는데, 어째서 이 녀석은 거의 본능적으로 나의 사소한 변화를 자신이 모르는 누군가에 결부시켜서 생각하는 걸까. 그에 대한 확실한 정보는 아니라고 해도 이 녀석이 변화에서 타인의 냄새를 맡는 것은 분명 내 친구들을 통한 뒷조사에 의한 것이라고 추측만 할 뿐이다. 하지만 그 어느 정황에 따른 것이라도 내가 머리를 이렇게 짧게-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짧은 것은 아니지만-자르기 씩이나 한 것은 자기한테 조금이나마 좋은 소식 아닌가.





"너 왜 그러는데?"
"뭐가요?"
"지금 아무렇지도 않은 거라고 말하기엔 너 표정 조금 무서운 거 알아?"
"그래요? 그냥 좀.."
"좀 뭐?"





궁금한 건 끝까지 알아내는 '궁금해!'표정의 나를 보더니, 녀석은 잠시 들었던 고개를 다시 푹 숙여 버린다.





"아픈 거 아니죠?"






묻는 말에 대답하지는 않고 전혀 뜬금없이 의미불명의 질문을 한다. 질문의 뜻을 전혀 모르겠다. 뭔가를 안다는 말투인 녀석과는 정반대로 나는 나한테 한 질문에 뜻조차 모르고 있다.






"무슨 뜻이야?"
"아니예요."





아니라고 대답하더니 냉큼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나를 앞질러서 빨리 걸어가 버린다. 멍한 채로 그 녀석의 뒷모습을 보다가 더는 대답 안 해줄 것같아 그만 두었지만 뜬금없이 아픈 게 아니냐니.. 나는 그저 예정대로 머리를 자른 것 뿐이고 더군다나 지난 밤에 그가 나오는 꿈을 꾼 것 외에는 아무 일도 없는 사람이다.





"형, 돈가스 먹고 싶어요."





한참 앞에 가버렸을 줄 알았던 녀석이 몇 발자국 앞에서 돌아오면서 내 손을 잡아 끈다.





"여기 근처에 돈가스 파는 데 없어요?"
"저 앞에 있긴 한데 저긴 맛없고, 반대 쪽으로 돌아서 가면 돈카 있어. 거기 가자."





이런 내가 나쁘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나를 좋아한다는 녀석한테 딱히 싫다 좋다 말은 안 하면서 적당히 내 기분풀이로 대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따라다녀도 되냐고 물은 건 녀석이었고, 내가 어떤 상태이든 지치지도 않는지 적당히 맞춰서 진짜로 따라 다닌 건 녀석이었다. 누구에게나 가능성을 갖게 하는 건 나도 모르는 일이다. 난 가능성 가지라고 한 적 없다.

그를 제외하고는.






思い出さない時間が增えて
떠올리지 않는 시간이 늘어나서

新しい出會い期待もしてる
새로운 만남도 기대하고 있어

全然君がいなくても平氣 it's my life
전혀 네가 없어도 괜찮아 it's my life

なんて何度心の中で わざわざ何度くりかえしてる
라고 몇 번씩 마음 속에서 일부러 몇 번씩 되새겼어

會いたいなんてさ言えるわけないよ 
만나고 싶다고 말할 수 없어요

今さら
이제 와서..







"로스가스랑 치즈 돈가스요."
"보지도 않고 막 주문해?"
"어차피 맨날 똑같잖아요. 형은 치즈 광이니까 치즈 돈가스고 나도 맨날 같은 거 먹고.."
"너 왜 무섭게 내 취향도 외워?"
"에? 형이 치즈 좋아하는 거는 제가 아니라도 다 알아요."
"그래도."
"그래도는 뭐가 그래도예요. 주문 바꿔요?"




녀석이 내 취향을 알만큼 우리가 밥을 같이 먹었던가. 확실히는 모르지만 내가 치즈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그렇게 공공연한 취향이었나 싶어 슬쩍 기분이 나빠지는 것도 같다. 그와 밥을 먹을 때는 항상 그가 맛있게 먹어서 보기만 해도 배부를 정도였다. 내가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그는 멋쩍어하곤 했다. 녀석도 맛있게 먹는다. 꼭 무슨 아들같이 잘 먹고 있으면 흐뭇한 기분이 드는 게 우습다. 킥-하고 웃으니 한참 먹는 데에만 열중하던 녀석이 고개를 들고 의아해 한다.




"왜 웃어요?"
"아니, 그냥."
"맨날 그냥이래. 내가 그렇게 좋아요? 보기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게."




사람좋게 씩 웃으면서 말하지만 전에 녀석에게 들은 적이 있다. 내가 아무런 숙고없이 대답한 '그러든가, 그냥'이 얼마나 자신에게는 상처인지 말이다. 처음엔 대체 그게 왜 상처인지 이해 못 했지만 알 것도 같다.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에게는 아무리 궁금해도 잘 가르쳐주지 않고 얼버무려 넘기려 한다는 것. 나의 존재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그것을 알든 모르든 마음대로 생각해버리든 별로 상관없을 정도의 존재라는 것.






"또 입으로 숨쉰다. 입으로 숨쉬지 말랬잖아요. 자꾸 그러면 나처럼 수술해야된다니까요."
"나도 알아.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것도 아니고 나도 모르게 그러는 걸 어떡해. 너도 알면서.."





녀석은 축농증으로 수술한 적이 있다. 난 만성 비염이고. 만성 비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코가 아닌 입으로 숨을 쉬게하고 코의 가래를 목으로 넘겨서 항상 개운치가 않은 골치 아픈 병이다.


늘..


나도 모르게 자꾸 기억을 넘기고 있다.
기억이 남아서 늘 개운치가 않다.


늘..









"병원 좀 가요. 치과도 여름에 다니다 말았잖아요."
"알았으니까 잔소리하지 마. 이제 날씨도 좀 풀렸으니까 내일부터 갈 거야."
"같이 가요."
"맨날 쫓아다니더니 잔소리만 옮아서.."
"같이 가요, 네?"
"몰라."





돈가스를 먹고 나와서는 갑자기 내가 늘 다니는 이비인후과로 나를 끌고 가는 녀석.





"이 병원 맨날 가니까 의료보험증 없어도 되죠?"





이럴 때 보면 엄청 스토커같다.




"주민규요."
"네. 주소랑 전화번호 변경 없으시죠? 잠깐만 앉아서 기다리세요."





기다리면서 자연스럽게 병원에 놓인 NEWSWEEK 잡지를 재미있게 읽으려니까 녀석이 신기한 눈으로 쳐다 본다.





"그런 게 재미있어요?"
"당연히 재밌지. 정치만큼 영화같은 게 또 없어. 게다가 또 얼마나 치열하면서도 치사한 두뇌 싸움이라고."
"주민규 씨, 들어 오세요."
"네. 따라 들어 오지 마."






이비인후과 진료는 고통스럽고 추하기 때문에 보여주기 싫은 마음도 있었고, 우는 건 아닌데 꼭 눈물이 나오는 것도 꼴 사나워서 따라오지 말라는데도 녀석이 기어이 대기실까지만 가겠다면서 따라왔다.





"주민규 씨.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어디가 안 좋으셔서 오셨어요?"
"만성비염인데, 평소에 너무 가래가 많이 껴서요. 지금은 약간 감기 기운도 있는데, 코도 조금 막히고요."
"그럼 봅시다. 아- 하세요."






이비인후과에서는 항상 호전같은 말을 못 들었다. 물론 많이 아플 때까지만 가고 나았다 싶으면 안 가버린 탓이지만, 갈 때마다 점점 나쁜 진단을 받았다. 처음 갔을 때는 '목이 많이 부으셨네요.'였는데, 그 다음 갔을 때는 '목이 진짜 많이 부었네요.'였고, 그 다음엔 '성대가 엄청 많이 부었네요. 말도 하지 마시고 물을 많이 드세요.'였다. 이번에는 또 무슨 소릴 듣게 될까.





"요새 무슨 힘든 일 있어요?"
"네?"
"별로 건강하지 않아서요. 건강이 안 좋네요."
"별 일 없는데요. 방학이라서 그냥 쉬고 있어요."
"망아지를 살 때도 혀를 봐요. 건강한지 아닌지 혀만 봐도 금방 아는데, 민규 씨는 건강이 안 좋은데요."






입을 벌린 채로 목에 약이 발라지면서 설명을 계속 들었다. 역시나 마무리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물이 꼭 나는 suctioning. 할 때는 괴롭지만 하고 나면 개운하다.




"약 드시고, 코에 뿌리는 약을 드릴게요. 아침, 저녁 넣으시면 되고 약도 아침, 저녁으로 드시고요."
"네."
"그리고. 꼭 또 오셔야 되요. 만성비염이어도 경과를 더 봐야 하니까."
"네. 안녕히 계세요."
"안녕히 가세요."





Oh a girl who's scared sometimes w ho isn't always strong

Can't you see the hurt in me

I feel so all alone

Each day, each day I play the role of someone

Always in control

But at night

I come home and turn the key

There's nobody there

No one cares for me

I wanna run to you

I wanna run to you

Won't you hold me in your arms

And keep me safe from harm

I wanna run to you

But if I come to you

Tell me, will you stay or will you run away





내가 건강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요즘은 방학이라고 신생아 생활을 하고 있는 데다가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고, 지난 학기 성적도 4.03이나 나와서 장학금은 일단 탈 것이다. 다만 잠이 잘 안 오길래 누워서 말똥말똥 있다가 새벽 서너 시쯤에 잠들 거나, 운동량이 적으니 식욕도 없고, 꼭 밥을 먹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없어져서 반드시 밥을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 전까지는 배가 고파도 밥을 잘 안 먹은 것 빼고는 내가 건강하지 못할 이유는 아마도 전혀 없다.



역시 운동 부족인가. 내일부터는 진짜 동네라도 좀 달리든지 아님 산책이라도 좀 다녀야 겠다. 그래도 어쨌든 내가 건강하지 못할 이유라는 건 확실하지가 않다. 답답한 마음으로 병원을 나와서 대화없이 걷다가 문득 지나가는 버스를 타고 한 바퀴 돌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졌다. 집까지 바래다 준다는 녀석을 겨우 보낸 후에, 길을 두 번 건너서 내가 3년 내내 저주하면서 다닌 고등학교 앞까지 정확히 순환하는 마을 버스를 탔다. 버스의 종점이라서 내가 항상 앉던 곳에 앉을 수 있고, 노선이 아파트 사이의 과속방지턱 투성이인 곳부터 양재대로로 나있어서 시간만 잘 맞으면 계속 혼자서 노래까지 흥얼거리면서 생각하기에 좋은 장소가 된다. 고등학교 3년 중에 2년 정도는 이 버스를 타고 학교를 왔다 갔다 하면서 그와 통화를 했다. 주요 대화는 나의 잔소리와 그의 엄살 정도. 같이 다니던 친구가 맨날 똑같은 얘기만 하면서 지겹지도 않냐고 했을 정도였다.




오후 3시 반 정도면 벌써 밀리기 시작하는 강남역 부근 교통의 여파로 조금 일찍 밀리기 시작하기 때문에 가는 길은 시원하게 달렸는데 돌아 올 때는 길이 많이 밀렸다. 시간에 쫓기지 않는 상황이라서 밀리는 쪽이 오히려 좋다.


하지만 사랑하다가 그 전으로 돌아 가는 것은 밀리면 밀리는 만큼 오래 아프다.




손톱보다 작은 너의 사진은

지금도 내 책상 위에 누워서

잠 못 들어 붉게 물든 내 눈에

흰 눈보다 맑은 이슬을 내려

너는 떠나서 만질 수 없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지만

내가 머물 그 어느 곳에서나

말없이 나를 보네

잘 가 잘 가 너의 앞길 가득히

햇살만 가득하길

잘 가 잘 가 내 남은 맘 모두로

너 갈 길을 비출게




버스에서 내려서 집으로 걸어가는 길은 아침에는 마을버스로 여러 정류장을 지나는 거리인데 돌아오는 길에는 그냥 걸가는 게 보통이었다. 물론 항상 그와 통화하면서 걸었던 길이었다. 이 동네에 사는 나에게는 별로 실감이 안 나는, 직장인들이나 어쩌다 이 동네에 온 사람에게나 설명하기 쉬운 용도의 '일원동 먹자 골목'이 바로 그 길이다. 꽤 긴 길이어서 술취해서 갖가지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기도 한 길이다. 하긴 그렇다는 것도 그와 통화를 할 수 없게 된 이후에나 발견한 것이지만 말이다. 3분의 1이나 걸었을까. 그 녀석 빼고는 별로 방문하는 사람이 없는 내 낡은 전화기에 문자가 왔다. 그냥 또 녀석이겠지 싶어서 꺼낸 전화기에는 너무 엄청나고 또 그만큼 말도 안 되는 내용의 문자가 와있었다.





- 민규야.. 결혼할래..? -






발신자는 지난 2년 동안 아무런 연락도 없던 그였다. 2년 만에 첫 마디가 너무나 어이없게도 결혼할 거냐는 질문.

뭐라고 답문을 보내지 않으면 안 되는데 얼른 태연한 척 하는 문구가 떠오르지 않는다.





- 누구랑요? -





그래. '좋은 사람을 소개시켜 줄 테니 결혼할래?'를 자르고 말한 것일 수도 있다. 너무 일찍 넘겨 짚고 오버하면 안된다. 답문도 보냈고 발이 땅에서 좀 떨어져 주면 좋겠는데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다. 멈춘 자리에 그대로 서서 다시 답문이 오기를 전화기 액정만 쳐다 보면서 기다리는데 이번에는 전화가 울린다. 발신자는 그다. 아직 문자의 충격에서조차 벗어 나지 못 하는데 전화까지 와버려서 심장은 더 빨리 뛰고 곧 울음이 터질 것같이 숨이 불규칙하게 넘어 오기 시작했다. 전화를 받기는 받아야 하는데 전화기보다 더 떨리는 손이 폴더 여는 것을 망설인다. 이 상태면 분명 의연하게 전화를 받을 수 없는데 혹시나 너무 오래 안 받으면 그가 끊어버릴까봐 걱정이 되었다.






= 여보세요. =
= 민규니? =
= 네. 근데 갑자기 무슨 소리예요..? =




이런 내가 우습다 못해 짜증난다. 방금까지 떨었던 사람치고는 너무 의연하게 대화하고 있다. 지난 2년 간 한 마디도 나누지 않은 사람인데.




= 무슨 소리긴. 말 그대로지. =





마지막 통화 때처럼 취한 목소리는 아니다. 취해서 하는 얘기는 아닌 것같은데 왜 이런 얘기를 하는 걸까.






= 취했어요? =
= 아니. 지금 학원인데. =
= 근데 무슨 소리예요..? 그간 연락도 한 번 없었던 사람이.. =
= 세 가지만 물어볼게. 대답해 줘. =
= 네? =
= 선생님 좋아해? =
= 갑자기 왜 그래요? =
= 두 번째.. 선생님 사랑하니? =
= 무슨 소리를 하려고 그러는 거예요? =
= 마지막 나하고 결혼할래? =
= 이런 거 가지고 장난하면 벌 받아요. =
= 장난하는 거 아니야. 대답해줘. =





§ 결말 선택

* 결말 A
* 결말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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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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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ghenough